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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법과 언론

새누리 두 동강, 조간들은 어디에 포커스를?

새누리당 공천 갈등·분열 기사가 조간 1면을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선거는 다가오는데 점입가경입니다. 이런 꼴을 보여줘도 이길 수 있다는 집권여당의 오만함인지, 지더라도 ‘저놈’ ‘저 계파’ 잘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앙심 때문인지, 이런 난리통의 이유를 어느 하나로 단정할 수 없네요.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두 쪽이 나고 공관위가 파행인 상황을 조간들 역시 비판적 관점으로 다루면서도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우선 1면 제목들을 볼까요.
<조간 1면 타이틀 / 부제>

경향 - 국민 우습게 보는 ‘친박의 오만’ / 여당 대표 빼고 최고위 강행, 여론무시 권력잡기에만 혈안
국민 - ‘무대’(김무성 별명) 끌어내리기…친박 맹공 / 金 "사과 할 일 아니다" 거부
서울 - 與 공관위 외부위원 ‘보이콧’…공천작업 또 중단 / 김무성 뺀 최고위원 간담회 소집
동아 - 공천 충돌 기로에 선 김무성 / 어제 최고위 거부하며 공천 제동, 실질적 반격 카드 거의 없어
세계 - 공천 갈등 폭발…새누리 ‘두 동강’ / 비박 ‘공천학살’ 의총 요구…친박과 전면전 양상
조선 - 이한구 "유승민, 스스로 결단하라"
중앙 - "에이~ 공천이 다 그런거지" / 김정훈 정책위의장, 김무성 만나 "한두 번 해봅니까"
한겨레 - 진영 탈당·이재오 고심…비박연대 뜨나 / 진영 의원 더민주 입당 가능성도
한국 - 유승민 "이번 총선 반드시 출마" 칩거중 측근들과 논의 / 與 ‘공천활극’…국민은 안중에 없다

 

서울과 세계는 ‘공관위 보이콧’ ‘새누리 두 동강’ 등 현 난리 상황을 대체로 그대로 전달하는 제목을 뽑았네요. 반면 경향은 직설적입니다. ‘친박의 오만’으로 이 사태가 촉발된 원인을 규정했네요. 여당 대표를 빼고 최고위를 강행한 친박들이 국민을 무시했다는 겁니다.

 

동아는 김무성에 포커스를 두면서도 실질적 반격 카드가 마땅찮다는 뉘앙스를 풍겼고, 한국은 ‘공천활극’보다 ‘유승민 출마’에 더 비중을 두고 1면 상단 기사로 배치했습니다.

 

조선과 중앙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김정훈 정책위의장의 멘트를 1면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이번 공천의 성격을 멘트 하나가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김 의장의 "공천이 다 그런거지"라는 말, 그렇죠. 늘 이렇게 난리였고, 은밀했고, 내리꽂곤 했죠. 다 그런 건데 뭘 그리 이의를 다십니까 뭐 이런... 화가 나네요. 이런 발언, 이런 인식.

 

한겨레는 두 동강 난 최고위보다 비박연대가 더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을 했나 보네요. 글쎄요, 재미로 따지면 새누리당 내분이 훨씬 더 가독성이 있어 보이는데, 나름의 판단이 있었겠죠.

 

이처럼 같은 사건을 두고 언론사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천차만별입니다. 정치 기사는 특히 이런 차이가 큰 것 같아요.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정형화되지 않고 날마다 꿈틀대는 만큼 간과 간 사이를 잘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나 큰 선거를 앞둔 지금, 권력 지형이 끊임없이 요동치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겠죠. 여당 내분을 놓고도 이처럼 공천 제도·사람·계파·발언·권력 지형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들은 어디 초점을 두고 이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자꾸 머리에 남습니다. "공천이 다 그런거지".. 이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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