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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시사스러운

경제 게시판 신설에 부쳐

 

실무중심의 상장회사법 / 이상훈 / 2016. 1 

 

미뤄놨던 숙제를 하는 기분이다. 그간 ‘세상사’를 통해 정치와 언론을 다루면서 법의 영역을 곁눈질했다. 하지만 경제만큼은 후순위였다. 경제까지 다루기엔 버겁기도 했고, 사실 관심 분야에서 멀었다. 신문을 봐도 경제면은 하이 패스. 대학 때 경제신문을 봐야 한다는 선배의 조언에 잠시 들여다보긴 했지만, 사람은 간사한 동물인지라 ‘필요’가 없으니 ‘행동’이 따르지 않더라.


하지만 이제 필요가 확실히 생겼다. 정치에서도 죄다 경제 이야기다. 현실 정치에서 다루는 주제만 봐도 요즘 구조조정이니 한국판 양적 완화니 경제 용어가 춤춘다.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벌써 묵은 단어로 취급될 지경이다. 최근에 만난 어떤 정치권 인사는 10년 전엔 아무리 본인이 경제 이야길 떠들어도 정치권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엔 귀를 쫑긋 세운단다. 나도 마찬가지다. 직업상 이런저런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경제 이야기가 빠지질 않는다. ‘경제통’이란 사람들과의 대화에선 ‘나만 모르는 건가’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바쁘기도 하고 자신이 없었지만 이제 확실한 필요가 생겼기에 발을 담그려 한다. 도서관에 간 김에 우선 뽑아든 책 ‘상장회사법’. 굳이 이걸 먼저 뽑아든 이유는 눈에 가장 먼저 띄기도 했고, 경제를 알려면 기반이 되는 기업의 뼈대를 우선 알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잠든 늦은 저녁, 책을 펴니 쏙쏙 빨려드는 느낌이다. ‘아, 이런 거였구나’. 단편적으로 지나쳤던 경제 용어와 법이 give and take가 확실한 경제 영역답게 모두 확실한 의미가 있는 거였더라.


나름의 도전이다. 처음엔 좀 더디겠지만 시작했으니 계속 가보련다. 주 분야(?)였던 정치나 법, 언론의 영역을 주로 다뤘던 기존 글들처럼 블로그에 후다닥 많은 게시글을 올리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도 한 번 꾸역꾸역 가보련다. 대학 때 교양으로 마지못해 들었던 경제학원론 강의에서 졸음만 쏟아졌던 정치학도가 경제 관련 책이 쏙쏙 들어오는 날이 오다니. 허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