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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육아아아하

아이와 우산

 

아이의 눈엔 내가 보지 못하는 세계가 담겨 있다.

 

유모차를 거부하는 둘째가 이제 혼자서도 곧잘 우산을 쓰고 걷는다. 나는 비가 오면 방에 앉아 청아한 빗소리를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우산을 쓰고 나갈 때면 바지에 빗물이 튀지는 않을까 못내 신경 쓰이는데, 아이는 마냥 신이 나나 보다.

 

우산 옆으로 손을 내밀며 엄마에게 "손에는 맞아도 괜찮아?" "머리는 안 되지?" 이러면서 뛰어다닌다. 자동차를 보고는 "차는 비 맞아도 감기 안 걸려?"... 이럴 땐 뭐라고 답을 해줘야 할까.

 

아이가 성장하면서 무수히 많은 사진은 남겨놓더라도, 이런 해맑은 말들까지 담을 수는 없다. 그래서 기록해 둔다. 언젠가 아이가 커서 자동차의 감기를 걱정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