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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책책책

저급한 질문을 벗어나기 위해 뽑아든 '세네카'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관하여, 완역본


요즘 현안에 골몰하다 보면 질문은 자연스레 저급한 단계로 내려간다.


"그래서, 통수권자 언니가 놀아난 게 맞아?"

"사교에 휘둘린 거야?"

"저게 사과야, 애플이야?"

"눈물은 기획 입국을 위한 연막이야?"


이런 질문이 주를 이루다 보니 최근 글이 좀처럼 손에 잡히지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지난주엔 도저히 블로그에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일상에서도 괜히 무기력해지고, 자괴감이 드는 것은 이런 볼썽사나운 질문들을 외면할 수 없는 현실 탓이 크다.


그래서 잠시나마 도피처를 찾은 곳이 고전이다. 인간 이하의 질문에 허우적대다가 결국엔 뽀글뽀글 빠져버릴 것 같은 위기감에서였다. 최소한 내 머릿속에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고민하면서 저급한 단계에 지배된 생각들을 한번 세탁하고 싶었다. 


그래서 뽑아 든 책이 이번에 발행된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관하여』이다. 


"세계가 섭리로 운용된다고 할 때 선한 이들에게 어떻게 저토록 많은 나쁜 일이 생길 수 있는가?"

"소크라테스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나?" 

"누군가 말할지 모른다. 철학자는 말 다르고 행동 다르군."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이런 질문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이 책에서 섭리, 분노, 행복한 삶, 인생의 짧음 등에 대한 세네카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 내가 가진 생각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힐링, 위로가 대세를 이루는 현시대. ‘역경을 반기면서 이를 극복해 나간다’는 세네카의 기본 철학이 좀 더 조명될 필요가 있지 않겠냔 생각도 했다. 


"위대한 사람들은 위험을 열망하며, 고생할 일들이 아니라 목표를 생각합니다." 


일복이 터진 요즘, 고생할 일들이 아니라 비전과 목표에 집중하자는 다짐을 해 본다. 힘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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