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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시와 그림

발자국

해마다 오르는 산이라 한 번쯤 개운한 마음으로 하산할 법하지만 아쉬움은 매번 남는다. 좀 더 치열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좀 더 나누며, 좀 더 웃으며,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었을 텐데 못다 한 게 아쉽다.

떠나보내는 한 해의 역사 속에 덜 남긴 한 발짝 족적이 섭하다.


그럼에도. 난 새해를 맞는다. 뻔뻔함도 하나님이 주신 선물일까. 그것마저 없었다면 새해 일출 보기를 포기했을지 모른다. 생이 남아 있는 한 매번, 또 매일 떠오르는 해를 이토록 뻔뻔스럽게 맞겠지.

그래도. 남은 며칠. 다가올 내년을 기약하기 전 흔적 몇 개쯤 남기기에 족하다. 밟고 밟고 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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