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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틈새 글쓰기

뭐라 부를까? 반점△ 중국집△ 중화요리X 중식당0

"점심은 중국집에 갈까?"

"좋지. 근처에 반점이 있나?"

"한 번 검색해봐. 중화요리 파는 데가 있는지"

"응. 뭐로 입력하지? 중식당으로 입력하면 되나?"

"중국집이든, 반점이든 나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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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중국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중화요리’라는 소제목에, ‘00 반점’이라고 적혀 있었다. 문득 실생활에서 정말 많이 쓰는 단어인데, 정확한 단어 뜻을 알고 사용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반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반점(飯店)을 ‘중국 음식을 파는 대중적인 음식점’이라고 정의했다. 반(飯)의 의미는 밥이고, 점(店)의 의미는 가게, 여관이었다. 적어도 한자어 자체 의미에선 짜장면과 짬뽕 등을 파는 '중국' 음식점이라는 뜻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원이 있겠다 싶어 검색했더니, 다행히 요즘 난립하고 있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게 있었다.(‘먹방’은 도대체 왜 하는지 의문이었는데, 의미 하나를 찾았다!) 


2016년 3월 16일 tvN ‘수요미식회’에 출연한 이연복 셰프가 중국음식점 이름에 붙는 ‘반점, 각, 원, 루’의 어원을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현재 이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데, 기원은 음식점 운영 방식과 형태 등에서 비롯됐다. 옛날 중국에서는 주로 식당과 여관을 겸하는 형태로 운영했고, 그런 점에서 밥을 뜻하는 ‘반’, 가게와 여관을 뜻하는 ‘점’이 결합했다. 이런 주점의 건물 모양이 누각 형태가 많아 중국음식점 뒤에 ‘각, 원, 루’와 같은 이름이 흔히 사용됐다고 한다.


분석해보면 중국음식점으로 통칭하는 ‘반점’은 중국 식당의 운영방식을 딴 이름에 가깝고, ‘각, 원, 루’는 식당 형태를 딴 것에 가깝다. 반점은 현재 중국에서 5성급 호텔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단다.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난립한 허름한 반점을 보면 놀랄 일이겠다.


tvN '수요미식회' 57회(관련기사 보기)


△중화요리(中華料理), 중국식당, 중식당

중화요리와 같은 말은 중국요리다. 그런 음식을 파는 곳이 중국 식당, 중식당이다. 결론부터 이야길 하면 ‘중화요리’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 게 맞다. 중화요리는 중화(中華)라는 단어의 의미를 볼 때 중국요리로 순화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 중화는 ‘세계 문명의 중심이라는 뜻으로, 중국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이르는 말’이다. 주변국에서 중국을 대접해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중화요리라고 말하면 중국을 치켜세우는 꼴? 


△중국집

중국에서 중국 음식을 파는 반점이 우리나라에 들어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중국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양식 음식점인 레스토랑이 들어와서 양식당 등으로 사용된 것과 비슷하다. 사전에도 중국집은 ‘중화요리를 파는 식당’으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요즘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사는 경우가 흔하다. 중국 사람들이 거주하는 집도 중국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 아닌가? 중국 요리를 팔아야만 중국집인가? 옛날에야 중국 사람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 음식을 파는 곳만 중국집으로 불렀겠지. 세월이 바뀌었는데 이 단어를 계속 사용해도 될지 심심한 의문이 든다.


오늘 점심은 중국식당에서 짜장면 탕수육 세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