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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틈새 글쓰기

틈새 글쓰기 4 - 마음가짐

글은 고요한 중에만 쓰는 게 아니다. 불비한 상태서도 쓰는 게 틈새 글쓰기다. 그러려면 ‘혼돈 중에도 글은 계속돼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외갓집 갔다 어제 올라 온 두 녀석이 거실 한가운데서 거침없이 떠들고 있다. 내 현재 위치는 거실 한쪽 편에 있는 식탁이다. 떠드는 소리가 직통으로 들리는 거리다. 쫑알거리는 그 입은 쉴 줄을 모른다. 질문도 끝이 없다. 활력이 넘친다. 아비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막아서면 곤란하다. 아이들의 발산은 괴성을 지르는 수준까지 가지 않는다면 보장해줘야 한다.

내일 업무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짬을 이용해 글을 좀 쓰려 했지만 도무지 집중되지 않는다. 때론 웃음, 때론 징징댐 등이 1~2m 반경 내에서 들리는 터라 정신이 없다. 오늘은 좀 건너뛸까 싶다가도, 바로 이런 상태에서도 써야 한다는 다짐을 해 본다.

집중할 수 있는 상태에서만 쓴다면 틈새 글쓰기가 아니다. 그것은 정식 글쓰기다. 틈새는 조금은 부실한 환경에서 출발한다. 시간적인 면에서 일단 그렇다. 앞서 썼던 글들은 대체로 시간에 초점을 두고 쓴 글이다. 짧은 시간에 틈새로 글을 쓰는 방법론에 대한 글이다. 이번에 쓰는 글은 환경에 관한 글이다. 육아 중에라도, 일하다가도, 누굴 만나려고 기다리다가도 써야 한다. 백색소음이 있는 카페라는 환경은 정말 양반이라는 건 써본 사람은 알 수 있다.

마음가짐에 확실한 동력을 주는 요인은 목표다. 제일 좋은 것은 1일 1 글, 적어도 1주 글 5개 이상 등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양으로 승부하다 보면 말도 안 되는 글을 발행할 때도 있다. 내 블로그 역시 질보단 양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만족을 주는 글도 있지만, 이건 정말 목표를 위한, 글 수를 늘리는 글이구나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쓰다 보면 는다. 글에 속도가 붙고 표현이 조금씩 세련돼진다. 아이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이처럼 써야 한다는 오기가 생긴다.

더 쓸 여력이 되지 않는다. 이제 다시 육아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틈새 글쓰기는 계속된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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