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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엉뚱한 생각

틈새 생각

#1. 만화방에 갔더니 라면 가격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달걀 가격 인상으로 라면에 달걀을 넣으면 2,800원, 넣지 않으면 2,300원’이란다. 뉴스로만 접하던 달걀 가격 인상을 확실히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아침마다 구내식당에서 나오던 계란후라이가 얼마 전부터 나오지 않을 땐 별로 와 닿지 않았다. 계란 말고도 다른 반찬 3~4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재가 있으니 없으면 그만이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계란 없는 라면은 왠지 허하다. 필요에 따라, 익숙한 정도에 따라 체감도는 이처럼 차이가 난다.


#2. 신경을 쓰는 일이 있고, 신경이 쓰이는 일이 있다. 어떤 일을 미루면 대체로 신경 쓰는 단계에서 신경이 쓰이는 단계로 넘어간다. 미루지 말고 신경을 써 버리면 홀가분하다.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일 처리가 늦은 시점이다. 어딘가 모르게 찝찝하다. ‘신경 쓰는’은 능동적이다. ‘신경이 쓰이는’은 수동적이다. 기왕 할 일은 능동적으로 처리해 버리면 끝이다. 신경 쓰이는 일을 줄이고 신경 쓰기 시작하면 인생도 능동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3. 요 며칠 추위로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오늘 문득 하늘을 바라봤다. 청명하다. 추위가 맹렬해도 하늘이 이렇게 파랗다는 걸 왜 몰랐을까. 하늘은 꽁꽁 감싸고 땅만 쳐다보며 걷는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야, 야, 가슴 좀 펴라’고 말하지는 않았을까. 그 목소리도 제대로 못 듣고 이제야 하늘을 바라보다니. 내일 출근할 땐 가슴 쫙 펴고 나가야지.


점심을 먹고 들어가는 길에 바라본 하늘


#4. 요즘 블로그에 시사적인 글보다는 신변잡기의 글을 많이 싣는다. 사실 주전공은 시사적인 글인데 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일하면서 맨날 시사적인 내용을 다루는데, 블로그에까지 그런 글을 싣기가 싫어서다. 언제 또 맘이 바뀔지 모른다. 귀도 얇고 마음도 가벼워서.


#1-1. 배가본드 37권. 농사를 소재로 하면서도 이렇게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니. 미야모토 무사시가 천하제일을 향해 맹수처럼 달려나가던 시절도 흥미진진했지만, 다소 정적인 상황으로 보이는 지금 더 집중하게 된다.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감탄을 자아낸다. 


2017/01/31 - [인생사/육아아아하] - 기억하고픈 순간

2017/01/28 - [인생사/틈새 글쓰기] - 틈새 글쓰기 5 - 글감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