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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엉뚱한 생각

틈새 생각 - 불행과 다행

#. 교통범칙금 고지서가 날아왔다. 신호 위반이었다. 거기에 찍힌 날짜와 장소를 복기해 봤다. 아무리 봐도, 그런저런 사정을 고려해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파란 신호에서 노랑으로 바뀔 때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찰나의 차이로 위반이 됐나 보다. 내 옆 차선을 가던 차가 나보다 조금 앞서 있었으니 대강 상황을 알 것 같았다. 아마도 그 차는 순간의 차이로 범칙금을 면했으리라 추측해 본다. 그 시간은 내 아들이 미처 뽑지 못한 실밥을 우여곡절 끝에 풀고, 후련한 마음으로 온 가족이 나들이를 가던 때다.(관련 글 보기) 특별히 안전운전에 신경 쓸 때인데 신호를 위반했다고 하니, 좀 억울했다. 그러나 어쩌겠나. 이미 통보된 7만원인 것을! 좀 더 주의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인다. 쿨하지 못하게.


구글 번역기


#. 오늘 뉴스에서 인간과 AI의 번역대결에서 인간이 정확도에서 앞섰다고 호들갑이다. AI가 아직 문학 번역에는 취약하단다. 중요한 수식어 하나가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을 붙여야 한다. ‘인간 vs AI 번역대결서 일단은 인간 승’ 이게 정확하지 않을까. AI에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AI의 진화 속도는 AI스럽기 때문이다. 조만간 따라잡힐 것으로 본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공부를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이유 하나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일종의 자기합리화다. 지금도 번역 앱이 나오고 있지만, 1년 2년 후 얼마나 더 정교해질까. 앱 하나만 실행시키면 세계 어디를 가도 말이 통하는 시대가 곧 온다. 나 같은 자칭 국어론자에게는 낭보이기도 하지만(관련 글 보기), 한편으론 AI의 무궁한 발전이 인간의 게으름을 촉진하는 건 아닌지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다.


뭐가 행이고 뭐가 불행인지 모를 일이다. 행이 불행일 수 있고, 불행이 다행일 수 있다.


2017/02/20 - [인생사/틈새 글쓰기] - 틈새 생각 - 핑계

2017/02/15 - [세상사/시사스러운] - 두 글자로 보는 현 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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