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머리카락

인생사/엉뚱한 생각 2017.03.15 18:49

#. 헬스를 하고 머리를 말리다 무심코 늘어난 흰 머리카락을 봤다. 검은 머리 간간이, 비죽비죽 눈에 띄는 흰 머리카락은 참 독특하다. 이 녀석은 다른 머리칼보다 빳빳해서,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 논다. 마치 ‘나 좀 뽑아주세요’라고 힘주고 서 있는 모습이다. 거울을 보면서 몇 녀석을 절단 냈다. 변절자를 색출하는 희열이 이런 것인가. 가끔 검은 머리칼 한두 녀석이 딸려 나오기도 한다. 대의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인가.

#. 나름 어려 보인다는 평을 들었는데,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나 보다. 요즘 업무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가. 쉬엄쉬엄한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아등바등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긴장과 이완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오늘도 저녁 약속을 앞두고 있지만, 벌써 수요일 저녁이라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목요일을 어찌 지나면 마음마저 푸근한 금요일이 다가온다. 주말은 말할 것도 없다. 관악산에 기다려라, 사랑하는 내 아이들아 기다려라. 부인 남편은 오늘도 늦는다오.

#. 불쑥 솟은 흰머리처럼 감추고 감추려 해도 어딘가에선 드러나는 것들이 있다. 염색한다 한들, 미용 주사를 여기저기 꽂는다 한들 잠깐 덮는 것일 뿐 나이 듦의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만사가 그렇다. 나는 과연 진실하게 살고 있는가.

#. 언젠가 흰 머리가 더 늘어나면 염색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겠지만, 솔직히 그러고 싶지는 않다. 희면 흰 대로, 검으면 검은 대로 살아야지. 순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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