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브라더 2016. 7. 6. 07:18
옛날옛날에 청개구리가 살았어요. 그런데 이 청개구리는 엄마가 하는 말에 무조건 반대로 행동했지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경우가 없었어요. 엄마 이야길 안 듣고 이렇게 하라고 하면 저렇게 하고 늘 반대로만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병에 걸렸어요. 죽음을 앞둔 엄마는 아들 청개구리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엄마가 죽으면 강가에 묻어다오." 아들 청개구리가 또 반대로 할 걸로 예상한 엄마가 이렇게 말하면 산에 묻어 줄 것으로 생각한 것이지요. 엄마가 죽고 나서 아들 청개구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답니다. 처음으로 엄마 말을 듣기로 했지요. 강가에 엄마를 묻은 청개구리는 비만 오면 엄마가 떠내려갈까 걱정이 돼 서럽게 우는 거랍니다.

 

이금옥 지음

 

비가 오고 나서인지 유난히도 개구리울음 소리가 크게 들리는 밤이었다. 개굴개굴 개굴개굴. 집이 숲 옆이라 그런지 맑은 날엔 새소리, 젖은 날엔 개구리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젯밤, 아이들이 잠드는가 싶더니 갑자기 첫째가 서럽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지 하고 달려가 아내에게 이야길 들어보니 사정은 이랬다. 잠자리에 들 때마다 엄마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는 첫째. 마침 개구리 소리도 나고 해서 엄마는 아이에게 청개구리 이야길 해 줬단다. 그런데 이야기가 끝나자 울음을 터트렸단다. ‘담엔 이 이야기 하지 마. 나는 엄마랑 오래오래 같이 살 거야’라고 하면서.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도 뭐랄까 대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다섯 살밖에 안 된 아이가, 아니 다섯 살밖에 안 된 아이도 죽음을 생각한다. 다섯 살이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아니다. 영원을 사모하는 건 창조의 섭리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만 삶과 죽음의 문제를 고민하는 게 아니다.


나 역시 기억을 거슬러 기억이 닿는 곳까지 추적하면, 초등학교 무렵이 등장한다. 어느 날 아무 이유 없이 엄마 아빠가 죽으면 어떡하나 싶어 잠자리에 들면서 혼자 슬피 울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 이유도 없었다. 눈물이 계속 났었다. 삶과 죽음은 초등학생에게도 그토록 심각한 문제였다.


출근 해서 생각해보니 어제 우는 아들을 달래기만 했지 안아주지 못했다. 오늘 퇴근하면 꼭 안아주고 기도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