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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육아아아하

동반자와 양육자

 

미혼 후배들로부터 받는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결혼을 하는 게 좋으냐는 것. 정확히 말하면 결혼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것. 
결혼한 후배들로부터 받는 질문 중 흔한 것은 아기를 낳으면 어떠냐는 것. 아이를 낳아야 할지, 하나만 낳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것.

 

답은 없다. 당연히 처한 현실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 답을 줄 수 없는 대신 주관적인 대답은 들려줄 수 있다.

 

내가 해주는 대답은 ‘결혼하면 좋다, 아기를 낳으면 더 좋다’. 물론 각각의 선택을 하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다. 잃는 것도 있다. 하지만 포기하고 잃긴 하지만 얻는 것, 기쁨은 어쨌든 전자보다 좀 더 크다. 그래서 난 둘 다 하는 게 좋다는 대답을 해 준다.

 

▶결혼 전 : 나의 비전과 도전 과제에 몰두한다. 개인을 넘어, 가족을 챙기고 내가 속한 공동체의 비전을 꿈꾼다.

 

▶결혼하면 동반자가 생긴다 : 결혼하면 내 비전과 도전 과제에만 몰두할 수 없다. 짝이 되는 동반자(同伴者)가 생겼기 때문에 그의 생활에도 관심 가져야 하고, 함께 무언가를 바라봐야 한다. 챙겨야 할 가족이 배가 된다. 몰두할 시간은 부족하지만, 함께 바라보기에 힘이 된다.

 

▶아기를 낳으면 양육자가 된다 : 자녀를 맡아 기르는 양육자가 된다는 것은 동반자 관계보다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동반자는 ‘왼손은 거들 뿐’ 정도로도 가능한 관계라면 양육자는 ‘온몸과 마음을 바쳐’야 하는 관계가 된다. 남편이든 부인이든 양육의 역할이 조금 다를 순 있지만,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은 분명하다. 자녀가 스스로 판단하고 분별하는 정도쯤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 동반자 역할 정도로는 감당할 수 없다. 나와 배우자뿐 아니라 이젠 자녀의 비전과 도전 과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연히 결혼 전 나의 비전과 도전 과제에만 몰두하던 때와는 비교되지 않는다.
 
둘을 다 하고 나면 역할은 확실히 달라진다. 개인의 관심사에만 매여 있을 수 없다. 양육에 신경 쓰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 넓어진다. 더 깊어진다. 더 크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진다. 이 부분이 바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힘이 아닐까. 결국 결혼과 출산은 오히려 더 큰 힘이 된다.

 

다시금 주관적인 대답으로 마무리하자면 결혼은 하면 좋고, 자녀는 더 좋다는 것. 추석을 맞아, 가족에 대한 생각 거리를 끄적여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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