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은 어떻게 2015년 마무리 인사를 했나
2015 을미년이 저물어갑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엔 올해보다 조금만 더 나아지십시오.
한 해를 보내는 31일 많은 조간이 사진기사로 마무리 인사를 했네요. 콘셉트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서울의 중심부를 배경으로 한 곳도 있고, 지방의 역동성을 강조한 조간도 있습니다. 서울을 배경으로 하더라도 바라보는 시점이 상공이냐 지상이냐가 달랐고 같은 불통을 주제로 하더라도 배경이 여의도냐 광화문이냐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12월 31일 마무리 인사와 1월 1일 신년인사의 장소와 콘셉트 정하기 등 사진기자나 언론사의 고민이 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배경과 주제를 요약하자면
동아 - 국회, ‘꽉 막혔던 국회, 새해엔 소통의 빛을’
국민 - 국회, ‘새해엔 새로운 국회로 거듭나라’
경향 - 광화문 광장 ‘닫힌 광장’
조선 - 롯데월드타워 114층서 본 서울 ‘한강은 또 다른 기적을 꿈꾼다’
서울 - 울산 아산로 선착장, ‘한국 경제 새해엔 우뚝 솟아라’
세계 -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우리 경제 병신년엔 활활 타오르길’
동아와 국민은 배경이 국회였습니다. 동아는 사진설명에서
"시원하게 내달리던 대한민국이 마치 국회 앞에서 멈춰선 듯한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은 태양을 20분 간격으로 촬영해 야경과 합성했다면서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해처럼"이라는 콘셉트를 소개했는데
개인적으로 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드네요.
조선은 롯데월드타워 114층서 바라본 서울이라고 해서 확 트인 느낌을 주긴 했는데
왜 이렇게 간접광고 같은 인상이 드는지. 저만 그런가요?ㅎㅎ
경향은 광화문을 배경으로 갇힌 광장을 주제로 하면서 거울을 찍은 건지
어떤 사진 기술을 사용한 것인지 별 다른 설명이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서울과 세계는 지방의 선착장과 공장을 찾아 역동성을 강조했는데,
어둠을 밝히는 불빛 말고는 이렇다 할 만한 임팩트는 느껴지지 않네요.
개인적으로 순위를 매기자면 동아가 주제도 괜찮고, 사진이 그 주제를 잘 뒷받침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인위적인 느낌이 강했단 점에서 국민이 하위권?
중앙과 한겨레 한국은 1면에 별도의 마무리 인사를 싣지 않았습니다. 대신 1면에 한겨레는 일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참석자들의 모습을, 한국은 위안부 피해자 쉼터 나눔의 집에 설치된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흉상을 담았습니다. 중앙은 전북 전주의 16년째 이어진 ‘얼굴 없는 천사’의 현금이 담긴 상자를 실었습니다.
조간들의 마무리 인사처럼 새해엔 좀 더 열고, 좀 더 소통하고, 활활 타오르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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