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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시와 그림

소나무의 속사정

 

이 한여름 내리쬐는 된더위에
하늘을 찌르는 수많은 바늘잎은
곧은 절개인 줄로만 알았다.

 

계절의 반대편 폭설의 내리누름에도
눌릴지언정 구부러지지 않는 것은
굳은 의지로만 생각했다.

 

허나 오랜 세월 남들이 씌어 놓은 절개와 지조라는 굴레 탓에
일탈의 기회조차 가로막힌 너의 신음을 듣지 못했구나.

 

실상은 이 무더위에 ‘날 좀 봐 줘요’라고 하늘에 대고 아부하는 것이었는데
진정한 속내는 퍼붓는 눈에 존재마저 묻힐까 아등바등하는 생존의 몸부림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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