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과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 꼭 반갑지 만은 않은 이들이 있다.
오늘 눈에 띈 기사
뉴시스 - ["공부나 할래요" 오포세대의 크리스마스 풍경](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1225_0010498739&cID=10803&pID=10800)
삼포세대에서 시작하더니 오포 세대, 칠포세대... 워낙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며 이제 포기해야할 것이 몇 가지인지도 쉽게 규정하지 못하는 N포 세대로 불린다. 과거 대학만 졸업하면 취직은 자동이라고 했던 선배들의 추억담이 기억 나는데 청년들이 점차 사회로 진입하는 문이 좁아지다 못해 꽁꽁 막혀버린 듯하다.
이 단어들은 언제 처음 등장했을까.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언론에 처음 등장한 것은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검색 키워드에 따라 혹여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하진 않다는 전제를 둔다.)
네이버에서 키워드를 검색해 '오래된 기사' 순으로 배열해 봤다.
‘삼포세대’는 언제가 처음일까. 검색에는 2011년 5월 경향 기사였다.
[복지국가를 말한다](1부)② 과부하 걸린 한국의 가족(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112139085&code=940702)
이 기사에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의 삶을 다뤘다.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대출상환, 기약 없는 취업준비, 치솟은 집값 등 과도한 삶의 비용으로 인해 이들은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거나 기약 없이 미룬다.
결국 삼포세대에게 버거운 삶의 비용은 포근한 보금자리여야 할 가족도 사치라고 말하고 있다.
오포 세대는 언제부터일까. 주로 '오포'라는 지역명과 '세대'라는 단어가 결합된 아파트 관련 기사가 대부분이라 검색이 쉽진 않았다. 정확한 검색을 위해 다시 ‘오포 세대 결혼 출산 포기’로 검색해 보았다. 적어도 삼포세대에서 언급된 결혼과 출산 포기 내용은 오포 세대에도 담겨 있을 테니.
오포 세대는 2013년 8월 이문열 작가의 경기일보 인터뷰 중에 일부 내용이 등장하는 걸 볼 수 있다.
[창조를 말하다] 우리시대 최고의 작가 이문열(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697505)
기자 : 1973년 고시도 안 되고, 군대도 안 가고, 학교는 중퇴하고, 직업은 없는 상태에서 결혼을 했는데 비법은 무엇이었나. 요즘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이문열 : 삼포가 아니라 사포, 오포였죠.(하하) 그 당시에는 다들 힘들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갖추고 시작하는 사람이 적었다.
그렇다면 오포 세대의 저작권은 이문열 작가에게 있나? ㅎ
2014년 7월 여성신문에 본격 단어가 등장했다.
‘혼외출산’, 저출산의 해법인가 (http://www.womennews.co.kr/news/73931#.Vnzi_vbUjIU)
젊은 세대들은 ‘삼포세대’ ‘오포세대’ 등으로 자신을 정체화하면서 결혼·출산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거운 현실에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정작 위 기사에서는 오포 세대의 5가지가 무엇을 말하는지 나오지 않는다. 한겨레의 다음 칼럼에 정의가 등장한다.
[싱크탱크 시각] ‘무관심’ 대신 ‘희망’ 택한 홍콩 청년들 / 이현숙(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58343.html)
한국에서는 2030세대를 빗댄 ‘88만원 세대’에서 이제는 삼포세대(연애·출산·결혼 포기)를 넘어 사포세대(인간관계도 포기), 오포세대(내집 마련도 포기) 등 포기의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오포 세대는 결국 올 3월 국립국어원의 신어 344개 중 하나에 포함되기도 했다.
칠포 세대는 그럼 어떨까? 올 3월 오마이뉴스 기사에 등장했다. 검색 키워드는 ‘칠포 세대 결혼 출산 포기’였다.
<조선>이 약 빨고 쓴 기사... 그래서 어쩌라고?(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87496) 오마이뉴스의 기사는 조선일보에서 쓴 ‘달관세대가 사는 법’ 기사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그런데 우리사회에서는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가 화제가 된다. 더하여 주택과 인간관계도 포기했다는 오포세대도 등장한다. 심지어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면 칠포세대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이니,
N포 세대는 지난 7월 인터넷 매체인 톱스타뉴스에서 영화를 소개하면서 단어를 언급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오는 6일 ‘공감 클럽데이’ 개최… ‘그게 뭐야?’(http://article.topstarnews.net/detail.php?number=145201) 하지만 어디서 정확히 먼저 사용했는지 특정하긴 어렵다. 검색의 한계. 단어의 뜻은 도대체 뭘 얼마나 더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의미에서 변수인 N을 사용했다.
정리하면 언론에 처음 0포 세대가 등장한 시기는
삼포 세대(2011년 5월)-연애·출산·결혼 포기 오포 세대(2014년 7월)-연애·출산·결혼·인간관계·내집 마련 칠포 세대(2015년 3월)-연애·출산·결혼·인간관계·내집 마련·꿈·희망 N포 세대(2015년 7월)-도대체 얼마나 더 포기해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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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 세대 등장 이후 오포 칠포 N포까지 가는데 주기와 시차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위기가 그만큼 급박하게 다가오는 건 아닐까. 정치인들이나 정책 입안자들은' 0포 세대라는 단어가 언제나 있었던 건데 뭐 대수냐'며 안일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민심이 더 성나기 전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0포 세대를 거쳐온 선배로서 이 시간 수험책을 보고 있을 후배들에게 무책임하지만 한마디 해야겠다.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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