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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법과 언론

여야 영입 경쟁 시작부터 이러면 더 볼 게 있을까

여야 영입 경쟁 시작부터 이러면 더 볼 게 있을까 

- 새누리 종편 출연 인사 영입에 대한 보도 행태


새누리당이 10일 첫 외부인사 6명을 선보였다. 야당이 경쟁적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한 데 따른 후속책으로 보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치고박고 하면서 잡음도 나오는 사이 ‘새누리당은 왜 가만히 있느냐’는 내외부 압박에 못 이겨 마지못해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김무성 대표는 전략공천은 없다고 공언한 것이 신경 쓰이는 듯 "내가 먼저 연락한 게 아니라 이분들이 저한테 연락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영입’이 아니라 ‘자발적 입당’이라고 데려오자마자 선을 긋고 있다. 영입을 한 건지, 어쩌자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하긴 6명 중 2명은 이미 새누리당 당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영입이라고 말하기도 무색하긴 하다.



이날 공개된 외부인사들은 역시나 ‘새누리당스러웠다'. 보수적이고 법률가 중심이었다. 대체로 종편을 중심으로 시사평론 등의 활동을 하면서, 정부·여당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9일 블로그를 통해 야당의 인재 영입 잡음을 비판하면서 정치 철학의 부재가 낳은 참사라는 글을 썼었는데, 새누리당 역시 ‘집토끼’ 확장에만 골몰하는 것이 정치 철학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어쨌든 종편이라는 공통분모를 놓고, 이해관계에 얽힌 조중동과 다른 조간이 어떤 보도 행태를 보였는지 궁금해서 살펴봤다.


<조선 5면>


조선과 동아는 정치면의 큰 타이틀에선 여야의 경쟁적인 신인 영입을 소개하면서 다소 물타기하는 분위기였다.

조선 : 與野 총선 새인물 ‘전문성’ 초점…운동권 인사는 ‘0’ 

동아 :영입해놓고 눈치보는 與…‘빈방’ 채우는 데 급급한 野


하지만 조선은 별도 박스에서 종편을 부각시킨다.

조선 : 정치 신인들 등용문 된 종편 - ‘대중적인 인기 고려해보면 종편 출연자들이 주목 끌어’


중앙은 종편 출신이라는 점을 기사에 짧게 언급했는데 굳이 부각하지는 않는다. 부각해서 좋을 게 없다고 봤나 보다.

중앙-인재경쟁 뛰어든 새누리, 전희경 등 6명 첫 영입


‘이 인사들이 종편 채널 중 어디에 많이 출연했는지도 꼽아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경향이 친절하게 정리를 해 놨다. 주로 TV조선과 채널A에 출연한 것으로 분류가 돼 있다. 중앙이 이날 중립적으로 보도한 걸 보면, 중앙 계열의 JTBC가 다른 종편과 도매금으로 엮이는 게 싫었던 건가?^^


<경향 6면(위), 세계 6면>


조중동을 제외한 다른 조간들은 이번 영입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다뤘다.

경향 : 새누리도 외부 영입 시동…모두 ‘종편 논객’ - 일부 자극적 정치 비평 논란될듯

국민 : 종편은 새누리 ‘인재영입소’…상당수 ‘패널’ 활약 - ‘당 외연 확대에 한계’ 지적

서울 : 새누리 ‘감동 주는 중도파 인재’ 모시기 고심 - 대부분 보수적, 개선 필요

세계 : ‘종편 단골’ 영입해놓고…새누리 새인물 자화자찬  - 1차 인재 영입 참신성 논란

한겨레 : 김무성의 첫 영입은 ‘국정화 앞장’ 전희경 씨 - 종편 단골출연 법조인 등 5명 함께, 당 안팎 "개혁 참신성 기대 못미쳐"

한국 8면 : ‘새누리, 30·40대 보수 법조인들 중심 6명 첫 외부 수혈’ - 주로 종편서 평론가로 활동 


여야의 영입 경쟁이 시작부터 이런 양상이라면 더 볼 게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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