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간의 귓속말은 왠지 모르게 봄과 잘 어울린다.
사랑의 속삭임이 간드러지게 연인의 귀로 전달되는 장면은, 꽃망울이 터지며 찰나의 기지개를 켜는 봄기운의 모습과 유사하다.
봄 내음과 함께 진동하는 사랑의 감정도 귓속말의 정제됨 속에 갇혀 미친 듯이 속 끓기만 한다.
정치인들 간의 귓속말도 이번 봄에 걸맞아 보인다.
"점심때 짜장면 먹을까", "여당(야당) 애들 왜 저래", "지역구에 또 어케 내려가냐" 등 무슨 말이 오가는지 좀처럼 알 수 없다. 패를 다 까지 않은 봄의 음흉함과 닿아 있다.
게다가 총선 공천을 앞두고 밀실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권력의 힘도 이 계절에만, 4년에 한 번씩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밀실서 진행되는 저 귓속 대화로 또 한국의 정치 지형이 얼마나 많이 왜곡될까.
이래나 저래나 귓속말이 오가는 이 봄은 미친 계절.
*가까이서 지켜보는 요즘 정치의 모습은 웬만한 드라마나 영화보다 재미있다.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그런 막장 느낌.
2016/03/16 - [세상사/시사스러운] - 승부차기·대국·공천에서 패자가 비난받지 않는 방법, 비난을 줄이는 방법, 패배에도 이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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