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대국·공천에서 패자가 비난받지 않는 방법, 비난을 줄이는 방법, 패배에도 이기는 방법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총선 여당 공천의 핵으로 떠오른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승부차기
AT 마드리드가 210분간 벌어진 아인트호벤과의 진땀 승부 끝에,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연장 혈투에도 0-0 승부가 나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로 승부가 갈렸다. 승부차기 역시 7번째 키커까지 양 팀 모두 골을 성공시켰고, 8번째 키커로 나선 에인트호벤의 루치아노 나르싱이 크로스바를 맞혀 8-7로 경기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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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가장 잔인하고 피 말리는 순간이 승부차기라고 이야기한다. 키커 중 누군가 1명의 ‘희생양’이 반드시 탄생하기 때문이다. 큰 대회일수록 골을 넣지 못한 키커는 쏟아지는 팬들의 야유를 감내해야 한다. 누구 하나는 희생양이 되지만 어떻게 하면 희생의 정도를 덜 수 있을까. 유일한 경우의 수는 희생양 대신 영웅이 탄생하는 것이다. 영웅은 골키퍼 중에서 나오면 된다. 키커 역시 골대를 맞추거나 골대를 벗어나서 차는 게 아니라 정말 절묘하다 싶을 정도로 공을 차는데, 골키퍼가 불가능에 가까운 골을 막아낸다. 키커 역시 패배에 대한 책임이 있겠지만, 비난에선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어떡하겠나, 영웅이 막아선 것을. 최소한의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은 키커의 몫이다.
◇대국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싸움에서 1:4로 완패했지만, 승자로 평가받고 있다. 3패 뒤 불굴의 의지로 1승을 따내는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1승과 함께 알파고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한 5국째엔 접전을 펼치면서 인간이 인공지능을 능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출처 : 스포츠투데이
게다가 "인간이 패한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패한 것이다" 등 이세돌의 어록까지 가미되며 ‘이세돌 신드롬’이 나타나고 있다. 뚝심·겸손·내공 등 패자가 어떻게 승자가 될 수 있는지 그 해답을 이세돌이 제시했다.
◇공천
요즘 정치권에선 공천이 한창이다. 말 그대로 전쟁이다.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고, 누군가의 승리로 곧 누군가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개인으로 봤을 땐 인생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승부차기나 어떤 대국보다 더 치열하다. 패자가 승자가 되는 방법은 뭘까. 도저히 틈바구니가 보이지 않는 전투지만 분명히 해법은 있을 것이다. 어떤 형태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위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영웅의 탄생·진정한 승부사의 모습·대승적 결단 등의 형태가 될 것이다. 사실 이 파트의 해법은 아직 미완성이다. (괄호)로 남겨둔다. 이 괄호 안을 채워줄 누군가가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번 총선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가물어 메말라 비틀어진 우리 정치에도 희망의 싹을 기대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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