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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수필인듯 에세이

자리 양보

버스나 지하철을 타다 보면 자리를 양보해야 '할 때'가 있다. 늘상 적극적으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할 때'다.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분이 딱 내 앞에 서거나, 누군가 양보했으면 하는데 누구도 양보하지 않을 때, 뭐 이런 특별한 때다.

소극적인 이유는 아마도 '나도 피곤해 죽겠다' 싶은 뭐 그런 때를 포함해 사람마다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난 하나 더 있다. 아마 이게 가장 큰 이유일 텐데, 뭐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닌데 고맙단 인사를 받는 게 좀 민망해서다. 경상도 사람이라 감사를 받는 데 아직 좀 어색하다. 서울살이가 10년이 넘었는데

오늘도 퇴근 길에 그 때가 찾아왔다. 민망함을 무릅쓰고! 근데 웬 걸. 너무도 당당히, 마치 본인의 자리라도 된듯 그렇게 앉으신다. 머쓱하다. 이건 감사를 받을 때의 민망함 저리가라다.

언제라도 염치를 잃지 말잔 다짐을 해본다. 곧 해가 바뀌는데 육신은 쇠잔해도 사람다움의 가치는 조금도 뺏기지 말아야겠단 다짐을 해본다.

서서 왔더니 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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