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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시와 그림

유년의 설 추억

경운기에 묶여 마을회관 앞 광장에
끌려온 소

애원하는 듯한 눈빛에도 모진 인부들

정수리에 박는 묵직한 망치소리가
동네에 진동하고

구경거리를 찾아 몰려든
개구쟁이들의 동심은

날카로운 칼날에 벗겨지는
소의 껍질처럼 조각조각

흥건한 혈흔이 광장의 풀 뿌리까지
가득 적실때쯤

석양에 아이들은 할아부지 집으로
저녁밥상에 올라온 고깃국에
으쓱으쓱

지금은 볼 수 없는
그 시절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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