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편
1. 건강검진을 앞두고 벼락치기로 열심히 운동해서 조금이라도 건강한 결과를 받는 것이 옳은 일일까. 아니면 있는 모습 그대로 받고 난 뒤 결과에 충격을 받아 더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맞을까.
2. 아이랑 더 재미있게, 보다 최선을 다해 놀면 놀수록 아이는 당연히 좋아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놀자고 조르면 내 휴식 시간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최선을 다해 놀 것인가.
3. 군대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뭔가 성과를 내면 주변에서 그런 말을 많이 하더라. "군대 못 박을 것도 아닌데 뭘 그리하느냐", 실제 열심히 할수록 격려비나 상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업무가 돌아오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4. 어제저녁 떠나가는 주말을 아쉬워하며 늦었지만, 영화를 한 편 볼까 말까 고민했다.
5. 의미 있는 영화를 볼 것인가, 화끈한 영화를 볼 것인가는 늘 숙제.
6. 영화를 보면서 마침 집에 있던 ‘오징어 땅콩’ 과자를 먹을까 말까 고민했다.
7. 지나가다 알 듯 말 듯한 사람을 만날 때 먼저 인사를 할까 그냥 지나칠까 갈등이 생긴다. 눈빛을 마주치면 고민은 더 커진다.
8. 가을이다. 하지만 아직 덥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을 것인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먹을 것인가 숙제다.
●결말 편
1. 오늘도 난 헬스장을 찾았다. 운동은 건강검진과 상관없이 꾸준히 하는 것이란 결론에 도달.
2. 어제 나름 아이와 최선을 다해 놀았다. 몸은 좀 피곤하지만, 아이가 신이 난 모습에 기분이 좋다.
3. 군대 이야긴 많이 하면 안 된다.
4. 결국, 영화를 봤다. 월요일 아침부터 잠은 좀 밀려왔지만, 영화가 재미있어서 다행이다. 내가 좋아하는 무간도류의 영화였다.
5. 의미 있는 영화엔 잘 손이 가지 않지만 끝나고 나면 생각할 거리가 많다. 화끈한 영화는 기분 전환엔 최고지만 끝나면 별 기억이 나지 않는다.
6. 오징어 땅콩을 결국 먹었다. 건강검진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하나 마나 고민을 다시 했다.
7. 인사를 할까 말까 고민하던 찰나에 그냥 지나칠 때가 많다. 인사를 할 걸 후회가 남는다.
8. 지난주엔 아이스 아메리카노(아·아)를 시켰다가 금세 "아뇨, 따뜻한 걸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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