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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책책책

<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RHK, 2018)
-일본 작가의 책을 굳이 찾아서 읽지 않는 편인데 오랜만에 봤다. 한국과는 조금은 다른 감수성, 문화가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심리 묘사가 잘 된 책이라는 생각.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야 하는 주인공이 순간순간 자신의 심리를 드러내는 장면에서, 작가가 나처럼 감성이 메마른(?) 사람에게 툭툭 뭔가를 던지는 느낌이었다. 초반부엔 특별한 설정이 없이도 감정의 깊이를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독자를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 물론 중후반부로 가면서 각종 설정이 책의 흡인력을 높여주었다.
-사실에 기반한 책을 즐기는 편이다. 책 표지에 나오는 늑대 얼굴에서 어느 정도 판타지류라고 짐작은 했지만, 처음 거울로 휙 들어가는 장면이 나올 땐 그리 반갑진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주인공과 아이들이 거울 사이로 오가고 외딴 성에서 자기들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간만에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었다. 중반에 ‘7개의 세계’가 아니라 ‘시대 초월’이라는 건 어느 정도 짐작은 했는데 독자들이 눈치채더라도 그건 중요한 부분은 아닌 거 같다. 굳이 따지지 않고 흥미롭게 작가가 펼쳐놓은 전개에 몸을 맡기면 되는.
-600여 페이지인데, 뒤에 400페이지 정도는 정말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읽었다. 가슴 따뜻해지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