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내외 10대 뉴스 등 언론사마다 각종 올해의 대표적인 뉴스를 뽑아내고 있다. 이에 편승해 나름대로 뽑아볼 만한 게 없을까 생각하던 중 ‘올해의 10대 판결’을 한번 선정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선정 기준은 까다롭지 않았다. 오래 고민하지 않고 30분 정도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미 있었다 생각되는 판결 키워드를 죽 나열했다. 얼추 10가지가 모아졌다. 판례를 변경해서 의미 있는 것도 있고, 사건 자체는 단순하지만 파문이 일었던 판결, 인상 깊었던 판결 등이 기준이다. 일단 제목을 쓰고 나서 지난 기사를 찾아보면서 살을 붙였다. ‘낭만브라더’의 한줄 평을 넣고 간단한 사건 개요를 실었다.
1. 이재현 CJ회장 파기환송심 실형 선고
★한줄평-집행유예냐 실형이냐의 갈림길에서 실형을 선택한 재판부의 결단
서울고법 형사12부는 12월 15일 조세 포탈과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월에 벌금 252억원 선고. 징역 3년형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면서 감형은 예정돼 있었지만 실형이냐 집행유예냐는 재판부의 전적인 재량에 있었다.
2. 한명숙 전 국무총리 징역 2년 확정
★한줄평-"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백합을 들고 9억 수수 혐의를 끝까지 부인한 한명숙, 글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8월 20일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24일 구치소에 수감될 때 지지자들이 백합꽃으로 배웅했고, 끝까지 결백을 주장
3. 변호사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한줄평-변호사 업계 왈칵 뒤집어 놓은 판결, 대법원이 007작전하듯 은밀히 진행하니 꼼수 판결이란 소리가 나오지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7월 23일 허모 씨가 조모 변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에서 대법관 만장일치로 "형사사건에 관해 체결된 변호사 성공보수약정은 무효"라고 판결. 사건 당사자에게 전합 회부 사실도 알려주지 않는 등 절차적 문제점이 도마에 오르기도 함
4. 이준석 세월호 선장 살인죄 인정
★한줄평-사필귀정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1월 12일 세월호 참사에서 승객을 구하지 않고 속옷 차림으로 탈출한 이준석 선장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5.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선고유예
★한줄평-조 교육감을 벼랑 끝에서 건져 올린 판결. 교육감 빅매치 다시 볼 뻔 했네
서울고법 형사6부는 9월 4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악의적인 흑색선전이 아니다"며 유예 기간이 지나면 선고 효력을 상실하게 해 주는 ‘선고유예’ 판결
6.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 노조 설립 가능
★한줄평-우리나라 인권도 한걸음 진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이주 노동자도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활동할 수 있다는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6월 25일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조가 서울지방노동청을 상대로 "노조 설립을 인정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확정. 소송 제기 10년 만에 최종 선고
★한줄평-허위사실도 확인시키고 죄도 묻지 않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판결, 유죄가 나왔다면 국제적 망신이지 않았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한 의혹 기사를 쓴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9) 전 서울지국장에게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가 12월 17일 무죄를 선고. 재판부는 문제의 기사 내용이 허위이며, 박 대통령 개인 명예를 훼손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상이 공인인 대통령인 만큼 ‘언론 보도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죄는 물을 수 없다고 판결
8. ‘사랑하는 연인관계’ 주장 40대 남성 10대 성폭행 무죄
★한줄평-27세 연하의 10대 청소년과 합의된 성관계였다니
40대 남성이 2011년 당시 여중생이었던 A 양을 우연히 만나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다음해 5월까지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 관계였다’는 남성의 주장을 받아들여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 서울고법 형사8부는 10월 16일 "피해자 진술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무죄를 선고
9. 땅콩회항 조현아 1심 실형, 2심 집행유예
★한줄평-갑질하지 말자
서울고법 형사6부는 5월 22일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켜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10.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무죄 확정
★한줄평-대법원 판결문이 달랑 A4 4장, 24년만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예의는 갖춰야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는 유서대필 사건의 강기훈 씨에 대해 대법원은 5월 14일 사건발생 24년만에 무죄 확정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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