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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하는가, 생각당하지는 않는가 <고독한 나에서 함께하는 우리로>

 나는 생각하는가, 생각당하지는 않는가

 

<고독한 나에서 함께하는 우리로> / 유범상 외 / 지식의 날개 / 2016. 1

 

서점에 들러 목차를 보다가, ‘생각당하지는 않는가’라고 던지는 질문에 꽂혀서 한번 읽어보았다. 14명의 방송통신대 교수들이 책의 제목처럼 '나에 대한 질문'과 '공동체에 대한 성찰'이라는 큰 주제로 각각의 독립된 글을 썼다.


그 중 유범상 사회정책학 교수가 '나는 생각하는가 -사유불능과 악의 평범성'이라는 글에서 ‘생각당하지는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저자는 다수가 침묵하고 방관할 때, 무관심으로 외면하거나 권력에 대한 비판을 감행하지 않을 때 ‘악의 평범성’이 일상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 예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악의 평범성’에 대해서는 600만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실무자 아이히만과 선동가 괴벨스를 들었다. 악의 평범성에 대항하는 실천의 예로는 부당한 현실을 폭로하고 러시아로 망명한 스노든을 들었다.

 

한나 아렌트가 진단했듯 아이히만은 전체주의에 길들여진 사유가 불가능한 공무원이었고,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독일인이었다. 이런 사유불능의 아이히만‘들’이 모여 악이 평범함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런 악의 평범성을 제거하고 선의 평범성이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서는 비상식·불의·억압에 대한 분노가 필요한데, 스노든과 같은 1인의 분노로는 어렵다고 말한다. 혼자서는 되지 않고 더 많은 스노든‘들’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유명한 책 제목처럼, ‘생각할 것인가 생각 당할 것인가’라는 질문 역시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아이히만‘들’이 될 것인가 스노든'들'이 될 것인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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