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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틈새 글쓰기

독서 휴식 후 찾아온 글쓰기 욕망

한동안 독서 휴식을 했다. 회의적인 생각이 들어 잠시 책을 접었다. 책이 머릿속에서 소화돼 사고 체계에 발전적 변화를 주기보다, 그저 내 지식의 반경을 자랑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만 인식된다고 느꼈을 때쯤이었다. 의무감으로 매일매일 책을 머릿속에 쏟아붓다 보니 과부하가 걸렸던 것 같다.


맘껏 농땡이를 쳤다. 서점에 가서도 책은 읽지 않고 표지 구경만 했다. 문득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세상에 이렇게 많고 많은 책이 있는데 내 이름으로 출판한 책은 왜 한 권도 없을까. 문제의식이 생겼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잘 써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잘 쓰기 때문에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책을 쓰다 보면 글도 잘 써질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한 권 뽑아들었던 책이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다. 이 책에서 유시민이 소개한 박경리의 ‘토지’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시민은 글쓰기에는 토지만 한 책이 없다고 소개했다. 전집이 워낙 방대하여 다 보지는 않았고 예전에 몇 권 봤을 땐 그걸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두 번 세 번 여러 번 읽다 보면 그 맛을 안다고 한다. 그래서 중고로 구매했다. 박경리의 토지가 다시 나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할 거 같다는 예감이 든다.


이 글은 내 아내가 이 글을 한 번 봐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는 지극히 사적인 글이다. 방 한 칸에 또 하나의 전집이 쌓이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는 뜻에서. 이번주에 책 정리할게.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