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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수필인듯 에세이

미지의 세계

 

바쁘게 보냈던 한주다.
부서 이동으로 새로운 곳에 적응하고 있던 와중에 난생처음으로 두 가지 일을 했다. 모두 의미 있는 일들이다. 살다 보니 신기하게 기회들이 많이 온다. 감사. 피로가 누적돼서인지 몸살 기운이 일주일이나 이어지기도 했지만, 무리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또 감사했다.

 

경험이 없는 일을 하는 것은 누구나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해본 적이 없으니 당연히 ‘잘할 수 있을까’ ‘실수하면 어떡하지’ ‘내가 이걸 덥석 맡은 게 잘한 일일까’ ‘안 맡았으면 편히 지낼 수 있을 텐데’ 등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생각들이 뒤따른다. 돌아보면 ‘그리 길지 않은 나의 인생은(을)’(김광석 ‘변해가네’ 가사 중) 그런 일들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생판 처음 접하는 근무지로 인사가 났을 때도 그랬다. 따지고 보면 대학 입학, 입대, 사회 첫발, 결혼과 출산 등 매사가 매한가지였다고 할 수 있다. 분위기가 영 아닌 상황에서 용기를 내 손을 들고 질문을 던졌을 때도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일이 끝났을 때, 이 미지의 영역을 정복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니 두려움은 점차 기대로 변했다. 정복이라 해서 거창한 깃발을 꼽는 것과 같은 일은 아니다. 적어도 다음에 이러한 유사한 일을 제안받았을 때 큰 두려움 없이 승낙하고 보다 능수능란하게 일들을 처리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을 말한다.

 

나름 큰 무리 없이 두 가지 일을 마쳤고, 주변의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안도. 조용필은 ‘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떠나요’라고 노래 불렀다. 한 주간 부쩍 성장했음을 느낀다. 이제 이 집요하게 달라붙어 있는 몸살감기만 빨리 떨어지면 된다. 또 다른 미지의 세계를 위해 오늘 하루는 휴식이 필요하다.

 

2016/05/07 - [인생사/수필인듯 에세이] -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혜화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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