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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시사스러운

여론조사, 전문가 인터뷰의 명암

법무부가 3일 발표한 사법시험 폐지 유예 관련 보도자료 중 일부(http://goo.gl/XGcpUd)  /  "마침 이날 발표한 가장 눈에 띄는 여론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에 대해선 각자 판단하시길"(낭만브라더^^)



여론조사, 전문가 인터뷰의 명암


기관이나 신문방송에서는 주제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의 여론조사나 전문가 인터뷰 등을 인용한다. 여론조사는 일반인 1인이 아닌 다수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에서, 여론조사는 일반인이 아닌 그 분야 전문성을 가진 사람의 주장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권위가 실린다.

하지만 시간과 금전적인 제약으로 어떤 여론조사나 전문가 인터뷰도 모집단(母集團) 전부를 조사하는 전수조사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사안을 두고 발표하는 주체가 어디냐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식선에서 유추해 볼 때 다음과 같은 이유가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물론 정확한 데이터가 없으니 어디까지나 나름의 상상과 해석일 뿐이지만. 


100명 중 30명이 진보, 30명이 보수, 40명이 중립이라고 가정하면. 보수 성향을 가진 00 언론사가 여론조사기관 00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전화를 받은 진보 성향 시민 A 씨는 00 언론사 조사라는 걸 듣자마자 기분 나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보수 성향 시민 B 씨는 평소 호감을 느끼던 언론사라는 이유로 설문에 응했다. 자연스레 보수적인 결과가 좀 더 높게 나올 것이다. 


전문가 인터뷰 역시 마찬가지다. 10명의 교수가 있다면 3명은 진보, 3명은 보수, 4명은 중립이라고 가정하자. 인터뷰를 요청하는 00 언론사의 000 기자는 기사의 방향을 대체로 생각해둘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 방향과 맞는 전문가에게 전화를 많이 돌리고, 반론이 필요하니 3명에 한 명 혹은 네 명에 한 명꼴로 반대편 의견을 가질 것 같은(?) 교수에게 전화를 돌릴 것이다. 그러면 발행되는 보도는 자연스레 한쪽 의견이 우세한 것처럼 읽힐 수밖에 없다.


이런 맹점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나 전문가 인터뷰는 앞서 말했던 1인보다 다수, 일반인보다 전문가란 이유에서 나름의 설득력을 가진다. 학계 논문이 아닌 이상 이 같은 방식을 탈피하고 매번 전수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논문이라 해도 별반 차이가 있을 것 같진 않다. 주체가 오히려 명확하지 않으니 결과가 더 왜곡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독자의 분석력이다.


여론조사와 전문가 인터뷰 등을 접할 때 맥락을 잘 이해해야 한다. 00 언론사나 00 기관에서 조사했음에도 이 정도 결과가 나왔다면? 어떤 말을 할 법한 전문가가 때론 반대 방향의 쓴소리를 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그건 진짜 문제란 소리다. 아니면 예전 조사에선 어느 정도 결과가 나왔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눈에 띄게 달라진 결과가 나왔다면… 어딘가 문제가 터졌단 소리다. 대선 주자 지지율이나 정권 지지율 같은 경우.


간과 간 사이를 보는 능력을 키워야 맹목적으로 끌려가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