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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책책책

<도서>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송호근 교수의 글은 냉철하다.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교수답게 일반인의 시각으로 보지 못하는 깊이까지 본다. 그 깊이에 현란한 수사(修辭)까지 더해진 유려한 메시지는  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뼈아프고, 관전하는 내가 볼 땐 통쾌할 때가 많다.


그런 통쾌함을 기대했다면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이 책은 분명 반전일 것이다. 선제적으로 사회에 담론을 던졌던 송 교수가 이 책에서는 서문에서도 밝혔듯 사회를 향한 냉소적 시각 대신 ‘위로와 공감’을 표현했다. 책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과거 칼럼을 보면 더 대비가 잘 될 것이다.


이 책이 처음 발행된 2013년 서점에서 훑어만 보고 말았던 책이 다시 생각나 책을 구입해 제대로 봤다. 10명의 베이비부머 세대 인터뷰를 바탕으로 본인의 고민을 담아냈다. ‘잘 나가는 서울대 교수가 고민이라고 해 봤자 사치 아니냐’ 이런 인상을 쉽게 지울 수 있는 건 아니다. 본인이 더 잘 알고 서문에 ‘변명’을 잘 실어놨다. 


그도 역시 아비로서 자식으로서 월급쟁이로서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철없던 청년에서 훌쩍 나이 먹어버린 덧없는 시간에 방황하고 있었다. 10인의 인터뷰보다 송 교수 독백에 더 관심이 갔다. 10인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일상적 모습이라면 송 교수는 아마도 예외적인 경우일 테니. 그 예외적인 사례의 주인공이 본인도 똑같은 슬픈 자화상을 가진 50대라며, 소리 내 울지 않는 715만 명의 일원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