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석 자만 보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칼럼을 읽게 만드는 칼럼니스트는 그리 많지 않다.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그중 하나다.
권석천이 칼럼을 모아 책을 냈다. ‘<정의를 부탁해> 권석천의 시각’. 평소 신문을 보면서 한 편씩 칼럼을 읽다가 모아서 보니 나름의 색다른 맛이 있다.
특히 칼럼 하나하나마다 후기를 남긴 것이 인상적이다. 칼럼이 나가고 난 뒤 반향, 이 칼럼을 쓰게 된 동기, 칼럼의 제목을 고친 배경, 칼럼에 등장하는 이니셜의 주인공 등 뒷이야기를 담았다. 무책임하게 자신이 쓴 칼럼을 모아 놓고 볼 테면 보라는 식의 무성의한 칼럼 모음집이 많은데, 이런 작은 코멘트는 칼럼이 칼럼집으로 재탄생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
그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글 쓰는 일은 고통스러우면서도 감사할 만한 일이다. 지금도 서초동과 국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신의 외침이 언론에 한 줄이라도 나오길 고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것 역시 언론과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내가 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점에서 감사한 일이다. 잠을 줄여가며 책을 읽고 블로그에 후기를 쓰고, 때론 에세이를 쓰는 이 고된 일도 보람된 것.
마지막 에필로그에 남긴 권석천의 글에 공감하며
"우린 결국 서로에게 정의를 부탁해야 하는 존재. 슈퍼 히어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같은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어깨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오늘도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한 걸음 전진해야겠다.
2016/02/22 - [세상사/책책책] - <한국의 제 3 섹터> 국가와 시장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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